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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재구성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 상에서의 자발적인 협업을 통해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화제에 대한 보고를 써낼 수 있을까. 과업을 잘 나눠 수행함으로써 진실성과 정확성, 표현의 자유라는 면에서 매우 우수한, 보다 완결성 높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시민 저널리즘이 당신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2007년 3월, <와이어드 Wired> 매거진 온라인 판에는 '시민 저널리즘'의 구인 공고가 실렸다. 게재자는 Jay Rosen. 소위 '오픈 플랫폼 저널리즘 Open Platfrom Journalism'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불을 붙이고자 <뉴어사인먼트 NewAssignment.net>라는 '플랫폼'을 론칭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잡지를 위한 혁신적인 소재를 찾고 있던 <와이어드>는 기꺼이 Rosen의 실험에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실험 제목은 <어사인먼트 제로 Assignment Zero>. 활짝 열린 플랫폼에 화두를 하나 던져두고, 그것을 풀어 쓰거나 참조할 만한 자료를 귀띔해주는 데 시간과 집중을 투자할 의향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다.

물론 전문 저널리스트들도 참여한다. 그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정보를 걸러내거나 편집하는 일을 맡는다. 다수의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이 머리를 모아 함께 만든다고 해서 친선 골프경기처럼 '프로암 Pro-am'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 급진 저널리즘이다.


첫 실험의 주제는 '크라우드소싱 Crowdsourcing.' 인터넷 네트워크로 모인 다중지성의 도움으로 과업을 완수하는 웹2.0 시대의 새로운 노동 형태다. '크라우드소싱'이란 조어는 <와이어드> 매거진 2006년 6월호에 Jeff Howe가 기고한 칼럼에서 처음 등장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백 배 이상 방대하며 정확도도 떨어지지 않는 다중지성의 결정체 <위키피디아 Wikipedia>,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찍어 올린 사진들을 저렴한 가격에 거래하는 스톡 포토 서비스 <아이스톡포토 iStockphoto> 등이 대표적인 '크라우드소싱'의 사례들이다.

따지고 보면 <어사인먼트 제로> 역시 '크라우드소싱'에 대한 담론을 도출하기 위한 '크라우드소싱'이었던 셈이다.

같은 해 6월까지 9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어사인먼트 제로>는 마침내 7개의 기사, 80개의 인터뷰를 갈음함으로써 첫 실험을 마무리했다.

기사들은 7월 <와이어드> 웹사이트에 실렸다. 애초 목표했던 성과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였다거나 '오픈소스 저널리즘'의 작업과정이 생각보다 수월치 않더라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었지만, 분명 상당히 유익한 시행착오였으며 Rosen과 <어사인먼트 제로> 팀은 실험을 중단하겠노라는 의사를 밝힌 바 없다.



'대화'로서의 저널리즘

이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지만 국내에는 이미 확고히 자리잡은 새로운 저널리즘의 사례가 있다.
바로 <오마이뉴스>다.

2000년 창간돼 2008년 현재 5만여 명의 시민기자와 수십 명의 전문기자가 활약하는 이 새로운 매체는 '저널리즘2.0'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 Every citizen is a reporter"라는 창간 철학은 어긋남 없이 실현되고 있다.

자기 직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갈고 닦은 아마추어 기자들은 여느 전문기자 못지 않는 수준 높은 기사를 써서 올린다. 생활 속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 기사도 걸러내지 않는다. 뉴스밸류의 경중이 새 관점에서 다시 매겨졌다. 주류 언론이 고수하는 기사의 틀 역시 걷어냈다.

자기 손에 가장 잘 맞는 문체로, 어떤 얘기든 공유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5만여 명의 시민기자들이 써서 게재하는 것이 바로 '뉴스'가 되는 시스템이다.


<오마이뉴스>는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된 정식 '언론'이다.
그렇다면 포털사이트에서 점화되거나 여과되는 여론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포털사이트 기사에 줄줄이 달리는 댓글은 기사와는 또 다른 이슈를 부각시킨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검색어 순위'는 특정 이슈에 폭발력을 부여하기도 하고 그 점을 노린 다수에 의해 네티즌 이목의 향방이 일순 틀어지기도 한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는 언론인가? 촛불집회 현장에 '아고라'라고 크게 쓴 깃발을 앞세우고 참여하는 행렬을 보면 온라인 커뮤니티 같으면서도, <아고라> 페이지에 연일 수준급 기사나 컬럼들이 게시되고 댓글 토론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는 잠재역량 대단한 새로운 저널리즘이며 이름 그대로 다수의 지성이 모이는 '아고라'임이 분명하다.

기사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메커니즘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수의 전문 기자가 거르고 틀 잡은 기사를 다수 대중이 일방적으로 소비하던 시대는 종식됐다. 이제는 다수가 보도하고 심층기사를 쓰고 고발하고 논평한다. 다시 다수가 이를 소비하고 '퍼나르'는데, 그 역동 속에 발휘되는 '떼지성 Swarm Intelligence'은 언론사 뉴스룸에서 독점 진행되는 게이트키핑보다 때로 더 큰 현명과 통찰력을 실현시킨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시대, 뉴스는 전 방향에서 생성돼 전 방향에서 소비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뉴스의 '관중 audience'이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새로운 뉴스 메커니즘의 역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언론학자 Dan Gilmor는 <우리가 언론이다 We the Media>라는 저서에서 그간 일방적인 '강의'나 '훈계' 식이었던 저널리즘이 이제는 '대화'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조사는 국내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67.1%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며 특히 이 가운데 87.1%가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신문 정기 구독률은 감소하고 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전체 과반수를 웃돌았던 것이 지난 2006년에는 40%까지 떨어졌다.

이제 시민들은 전통미디어 대신 새로운 형태의 대화가 가능한 미디어를 선택하리라는 것이 Dan Gilmor의 전망이다. 저널리즘2.0의 시대, 기존 언론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온라인 매체를 통한 상호교환과 쌍방향 소통에 대해 더 천착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공언한다.


저널리즘2.0을 향한 적극적 행보

AP통신은 이미 통신사 이상의 매체다. 사실 보도를 원칙으로 역삼각형 기사 구조를 고수하던 전통 저널리즘을 발판 삼아 뉴스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부지런히 시도하고 있다.

"텍스트가 스토리텔링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최선의 매개체 media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AP통신 선임 부회장 Kathleen Carroll의 말이다. 이달 초 스웨덴에서 개최된 세계편집인포럼(WAN)에서 AP통신은 그 고민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것은 바로 모든 뉴스를 '1-2-3 파일링'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

첫째, 속보를 위한 50자 정도의 간단한 헤드라인을 전송한다. 둘째, 'AP News Now'라는 뉴스 에이전시가 130자 길이의 기사를 작성하되, 방송 멘트로 사용되거나 온라인에 활용되거나 신문 지면에 게재되는 것이 모두 가능하도록 만든다. 셋째, AP통신의 기자 및 편집자들이 해당 기사를 전달할 최적의 방법을 고민한다.

이는 500자 정도의 간단한 텍스트가 될 수도 있고, 인터랙티브 그래픽이나 동영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뉴스에 따라 세 번째 단계가 필요 없는 경우도, 혹은 다양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으로 제시할 만한 뉴스도 있을 것이다. '1-2-3 파일링' 모델 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가 저널리즘2.0을 향한 AP통신의 행보에 중요한 지점이 되리라고 Kathleen Carroll은 말한다.

일례로 사이클론이 미얀마를 강타했을 때 AP통신은 매우 구체적인 인터랙티브 그래픽을 제작했고 이는 많은 곳에서 호응을 얻어 MSNBC의 방송 보도 중에 사용되기도 했다. 중국 쓰촨성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AP통신은 일반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을 게재하기로 했다.

"쓰촨성 지진의 경우에는 동영상 자체가 스토리입니다. 현장에서 촬영한 2분 30초짜리 동영상을 보는 것 이상으로 설득력 있는 기사를 쓰기는 힘듭니다." Kathleen Carroll의 말이다. 실제 AP통신은 일반인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SendtoAP.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두고 있다.

올 초에는 'AskAP'라는 Q&A 칼럼을 신설, 기사를 읽고 의문점이 생긴 독자가 질문을 던지면 기자나 편집자가 그에 대해 답변하고 답변을 칼럼 형태로 공개하도록 하기도 했다.



새로운 뉴스 체험의 가능성

온라인 접점을 다듬어 시민들의 개입과 활발한 소통을 이끌기 위해 언론사들이 자사의 웹사이트에 들이는 노력은 해외에서 보다 일찌감치 시작됐다. 2004년 말 미국의 <에디터앤퍼블리셔 Editor&Publisher>는 <웹에서 신문 뉴스를 시청하다>라는 기사를 싣고 미국내 주요지에서 지방지에 이르는 다수 언론사들이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동영상 뉴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몇 개월 뒤 워싱턴포스트가 온라인 동영상 뉴스를 선보였고, 2005년 말 USA Today가 온라인 뉴스조직과 오프라인 뉴스조직을 통합, 멀티플 플랫폼에서 24시간 활약할 온오프 뉴스룸을 만들었다. 2006년 연초에는 뉴욕타임즈가 '선댄스 영화제'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2분에서 5분에 이르는 간략한 논픽션 영상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의 시도는 계속됐다. 기사에 AP통신의 동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사진 슬라이드, 오디오, 사진과 결합한 지도 등의 다양한 수단을 적용, 한층 풍부하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7년 부시 대통령의 의회 연설 직후에는 부시 대통령이 집권 이후 행한 신년연설문 전문에서 ‘이라크’ 등 특정 단어가 나온 횟수 등을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제시했다.

1986년에서 2008년 사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분석한 온라인 기사 <영화의 밀물과 썰물> 역시 신선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다. USA Today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책 판단이나 의견에 맞는 후보를 고를 수 있는 ‘Candidate Match Game’이라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시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온오프 기자들이 공동 참여하는 프로젝트, ‘The Citizen K Street Project’를 진행했다.

과거 정계를 주름잡았던 로비스트의 경험담을 취재한 이 기사는 지면과 웹에 동시에 게재됐는데, 지면에는 요약형 리포트를 온라인에서는 전체 스토리를 다루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웹사이트에 비디오 콘텐츠를 올려 트래픽이 전년 대비 70%나 성장하는 성과를 거둔 뒤 로이터TV 출신 영상뉴스 전문가를 비디오 섹션 팀장으로 임명했다. 아예 로이터와 제휴를 맺고 60초 안팎의 비디오 뉴스 클립을 제공받기 시작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백 명의 자사 기자들에게 비디오 촬영 및 편집 교육을 시작했다.

방송 뉴스인 ABC News의 홈페이지에는 일반 시민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제보할 수 있는 기능이 첨가됐다. CBS 역시 같은 성격의 시민저널리즘 사이트를 오픈했다.

특히 대규모 이벤트가 있을 때 기사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신문사와 방송사의 제휴가 이뤄졌다. 올 대선을 앞두고 USA Today와 ABC는 각각 정치기사와 선거 관련 비디오를 상대편에 제공하기로 제휴를 맺었다. 뉴욕타임즈는 NBC와 손을 잡았다. 이로써 NBC 뉴스의 동영상이 뉴욕타임즈 웹사이트에서 재생될 수 있게 됐다.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룸을 창설하는 것 역시 대세로 자리잡았다. LA타임즈는 ‘온라인과 지면을 함께 변화시킬 것’이며 ‘독자와 이용자들을 더 많이 껴안을 것’이라 선언하며 온오프 뉴스룸 통합을 추진했다. 이어 신문 사진부와 웹 사진부, 비디오 파트를 하나로 통합해 ‘비주얼 저널리즘 부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신문과 웹사이트를 모두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의도다. 영국 방송사 BBC와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도 뉴스룸 통합을 감행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뉴미디어 인터넷은 신문지면이나 텔레비전과는 전혀 다른 뉴스 체험을 제공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뉴스를 얻기 위해 신문을 펼치는 대신 인터넷에 접속하는 까닭 역시 기존 매체에서와는 전혀 다른 뉴스 혹은 뉴스 경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모 신문사 뉴미디어 담당자는 신문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그릇’에, 매체에 실릴 콘텐츠를 ‘밥’에 비유했다. 인터넷이라는 그릇에는 다른 음식이 담겨야 한다. 신문지면에 실린 텍스트 기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현재의 국내 언론사닷컴이 저널리즘2.0의 막차마저 놓칠 지 모른다는 조바심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08년 언론사닷컴,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3월 한겨레신문은 채용공고를 냈다. 기자를 모집하는 것도 그렇다고 경영지원팀 인력을 모집하는 것도 아니고 ‘콘텐츠 전문기획자’가 채용 대상이었다. ‘인터넷 한겨레를 위한 전문 콘텐츠 기획,’ ‘해당 콘텐츠의 온라인 서비스 기획’이 채용 인원의 주요 업무가 될 것이었다.

한겨레신문은 2006년 2월부터 편집국을 온오프 통합뉴스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사를 먼저 온라인에 출고한 뒤 지면용 기사를 재정리하는 식으로 업무 조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온라인 저널리즘을 성공적으로 개화시키려면 웹을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공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언론사들은 웹2.0의 조류에 다소 느긋한 대처를 보여왔다. 신문 지면을 풍성히 하는 데 비해 신문사닷컴을 통한 소통에는 무심했다. 기껏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게재할 공간을 덧붙이거나 기자 블로그를 새로 개설하는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새로 만든 이 소통의 공간들은 건조한 콘텐츠로 겨우 채워지거나 텅 빈 채 남겨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업무과다에 시달리는 기자들에게 기자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은 어깨에 지워지는 또 다른 부담에 불과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널리즘2.0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 일부에서는 벌써 웹3.0을 전망하는 동안 국내 주요 언론사들은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만큼 민첩하질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주요 신문사닷컴들은 영상 콘텐츠의 생산과 수급에 전에 없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기자들에게 캠코더를 나눠주고 영상 취재를 독려한다든가 자체 스튜디오에서 짤막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추후 영상 제작 전문가 그룹과 합작 법인을 준비중인 곳도 있다.


조선일보는 취재기자들에게 캠코더를 쥐어준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 NEWS 6>이라는 보도 프로그램을 조인스TV에서 방영중인 중앙일보는, 작년 한해 불었던 동영상과 사용자 제작 영상물의 열풍이 단지 한 철 유행이 아니라 ‘트렌드’라고 보았기 때문에 동영상 뉴스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경향신문 역시 동영상 뉴스 콘텐츠를 두고 고심 중이며 일부 기자들에게 캠코더를 지급하는 방침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쿠키뉴스를 론칭하는 등 다른 언론사들에 비해 뉴미디어에 대한 대처가 빨랐다. 지난 2008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취재하던 체육부 기자가 김연아 선수가 실수로 엉덩방아를 찧는 장면을 촬영하게 돼 송고한 동영상이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쿠키뉴스의 수익성을 안정화시켜 다른 언론사닷컴처럼 독립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겨레신문은 ‘그릇’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길 ‘음식’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포털사이트와 독점 계약을 맺고 진행중인 ‘노드 프로젝트’ 역시 기자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만 전력투구하며 이 콘텐츠를 플랫폼에 맞게 디자인하는 지원 인력은 따로 두고 있다. 조만간 한겨레 영상 콘텐츠 센터(BCC, Broadcasting Contents Center)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국일보는 서울경제, 스포츠한국 등 자매지의 콘텐츠를 활용해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안정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는 합작법인이다. 세계일보가 고민하는 것은 통합뉴스룸에 소속돼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멀티기자’가 신문 지면을 위한 통찰력 있고 분석력으로 다듬은 기사를 써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에 걸맞은 콘텐츠 제작이 시급하다는 기정 사실 때문에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지 답을 찾는 것이 통합뉴스룸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관건이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그릇’에 담을 ‘음식’을 어떻게 무리 없이 마련할 것인가? 취재기자가 모두 찍어낼 수 없다면, 외부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반영하는 것도 다양성과 다원성 면에서 훌륭한 대안이 된다.


가능성은 어제의 논제, 저널리즘2.0은 현재시제다


뉴욕타임스의 웹사이트는 다양한 정보의 화수분이다. 최신 정보, 심도 깊은 기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고화질의 사진, 깔끔하게 만든 동영상, 게다가 사용자 제작 영상물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집적돼 있다. 뉴욕타임스가 사용자 제작 영상물을 본격 게시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3월. ‘웨딩’ 섹션에 ‘우리는 어떻게 만났나 How we met’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전국의 연인들이 보내오는 영상물을 받아 실었다.

신문 지면이 아닌 웹에서였기에 돋보였던 기획이었다. 제각각의 사람들이 제작해 올린 외부 콘텐츠였지만 부자연스러운 느낌이나 이물감은 없었다. 기획에서부터 마무리 디자인까지 말끔한 스토리텔링으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엔터테인먼트 개발 책임자인 Nicholas Ascheim은 2007년 개최된 소프트웨어정보산업협회(SIIA)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는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언론사닷컴이 직면하는 문제는 국내나 해외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피알원 미디컴이 제작하는 고품질의 정보성 영상 역시 언론사닷컴에는 훌륭한 소재다. 이미 연합뉴스, 동아일보, 한국경제, 세계일보, 전자신문이 미디컴의 동영상을 활용하기로 결정했으며, 다수의 쟁쟁한 메이저 언론사 역시 미디컴과의 제휴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피알원 미디컴은 자체 스튜디오 및 뉴스 제작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어 보도자료 형식의 영상물뿐 아니라 앵커가 출연하는 뉴스 리포트 형식의 영상물까지 세련된 솜씨로 제작해낸다. 모든 동영상은 미디컴 전문인력의 저널리스트적 안목에 검증을 거쳐, 아마추어 제작 영상을 수용할 때보다 각 언론사가 들이는 노력을 절감시켜준다. 언론사의 몫은 이렇게 얻은 콘텐츠의 ‘씨앗’을 어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개시킬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능성은 어제 논해야 했을 논제였다. 이제 온라인 저널리즘은 발 아래 현실태現實態다. 저널리즘2.0은 예비해야 할 추세가 아니라 응대하고 적응해야 할 현재시제가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0월 이미 웹3.0 버전의 홈페이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2월자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Jemima Kiss는 “웹2.0이 참여-공유-개방의 철학을 담고 있다면 웹3.0은 ‘추천’과 ‘개인화’로 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미디어 <리드라이트웹 ReadWriteWeb.com>은 지난해 4월 웹3.0을 정의하는 콘테스트를 열었는데, 그 중 수작으로 손꼽힌 Robert O’Brien의 정의는 ‘분산화된 비동기의 나 decentralized asynchronous me’였다.


저널리즘3.0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파고를 높이며 수평선으로부터 다가오고 있다.
더 늦어서는 안 된다.



- 참조 -

* <최진순 기자의 온라인미디어뉴스> http://www.onlinemedianews.co.kr/
* <한국기자협회> http://www.journalist.or.kr
*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
* <어사인먼트 제로> http://zero.newassignment.net/
* "오픈소스 저널리즘에 대한 단상", 2007.07.09, <하이퍼텍스트>
    http://hypertext.tistory.com/81
* "News for the Next Generation - Here comes 'We Media'", Dan Gilmor, Columbia Journalism Review
* "The New Associated Press: A New Strategy to Fill the Gaps", Rick Edmonds, 2006.03.29, Poynteronline
* "Goteborg: Associated Press 2.0: 1-2-3 filing for all stories", Jean Yves Chainon, 2008.03.21, The Editors Weblog
* "Watching the Newspaper, on the Web", Jesse Oxfeld, 2004.12.16, Editor&Publisher
* "Creative Future - BBC addresses creative challenges of on-demand", 2006.04.25,
    http://www.bbc.co.uk/
* "한국 신문, 위기인가 기회인가", 반도헌 기자, 2007.10.02, <시사저널>
* "누리꾼 67% 인터넷으로 뉴스 본다", 임미나 기자, 2008.02.11, <연합뉴스>
* "세계일보의 미래... 전천후 멀티플레이어 기자가 뜬다", 서명덕 기자, 2007.01.31, <세계일보>
* "이제 신문기자에게 영상언어는 필수다", 김현아 기자, 2007.03.28, <아이뉴스24>
* "영상뉴스 확대가 능사는 아니다", 최진순 기자, 2008.02.08, <한국기자협회>
* "기자들 영상문법 익혀야", 이선민 기자, 2007.04.05, <미디어오늘>
* "대중과 뉴스 생산하는 시대...온라인 마인드 갖춰야", 올댓편집부, 2008.05.27, <올댓뉴스>
* "Web3.0 is all about rank and recommendation", Jemima Kiss, 2008.02.04,
* "Define Web3.0 Contest - Winners of Web2.0 Expo Tickets", Richard MacManus, 2007.04.10, ReadWriteWeb.com



뉴미디어팀
박지니AE